마. 청구의 원인
(1) 총설
'청구의 원인'이라 함은 소송상의 청구로서 원고가 주장하는 권리 또
는 법률관계(소송물)의 성립원인인 사실을 말한다. 청구원인은 청구취지와 더붙어 또는 이를
보충하여 청구를 특정하기에 필요한 사실관계를 뜻한다. 소장에 청구의 원인을 기재하게 하는 것은 청구의 취지와 합쳐서 심판의 대상인
청구(소송물)를 특정시키기 위함이다.
확인의 소에 있어서는 청구취지에 확인의 대상인 권리의무와 그 범위가 표시되므로, 소송물의
특정을 위하여 청구취지 외에 청구원인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행의 소에 있어서는 청구취지가 추상적으로 표시되어 이행청구권을
특정하기 위하여는 청구원인이 필요하며 이러한 점은 형성의 소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예컨대, 이혼청구의 경우 이혼원인마다 소송물이 달라지므로
청구취지에 나타나지 않는 이혼원인의 표시를 하여야 비로소 소송물이 특정된다(대법원 1963. 1. 31. 선고 62다812 판결).
청구원인 사실은 청구를 특정·식별하는 표준으로서 처분권주의(민소 203조), 청구의 병합 또는
변경의 유무(민소 253조, 262조), 중복제소금지(민소 259조), 기판력의 객관적 범위(민소 216조), 재소금지(민소 267조) 등을
판정하는 데 중요하다.
(2) 청구원인의 기재 정도
청구의 원인사실을 어느 한도에서 어느 정도로 기재할 것인가에 대하여는 구소송물이론과
신소송물이론 사이에 학설의 대립이 있으나, 적어도 소송상의 청구를 다른 청구와 식별·특정시키고 혼동·오인을 일으키지 않는 한도에서 기재하여야
한다. 청구를 특정하는 방법에 있어서 물권의 경우와 채권의 경우가 다르다.
① 물권 기타의 절대권(특허권, 상표권, 저작권 따위의 지적재산권)을 소송물로 하는 소송에
있어서는 원칙적으로 권리의 종류, 주체 그리고 권리의 대상인 객체를 기재하면 족하다. 물권과 같은 절대권에 있어서는 하나의 물건에 대하여 2개
이상의 권리가 성립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당권은 동일한 물건에 대하여 순위를 달리하여 병존할 수 있으므로 등
기부의 기재에 따라 저당권의 피담보채권과 순위를 기재하여 이를 특정하여야 한다. 다른
제한물권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그 내용까지 기재한다.
② 채권과 같은 상대적·비배타적 권리의 경우에 있어서는 같은 내용의 권리가 동일 당사자 사이에
여러 개가 성립할 수 있기 때문에 물권과 같이 권리의 주체와 내용이 될 사실만을 적어서는 소송물이 특정되지 아니하고 발생원인까지 밝혀야 한다.
따라서 계약상의 청구권이면 계약의 당사자, 종류, 내용(금액), 성립된 일시 또는 장소 등 그 발생원인인 구체적 사실을 청구의 원인사실로
기재하여야 한다. 동일물의 인도청구도 소유권, 점유권 또는 매매 기타의 계약에 의하는가에 따라 각각 별개의 청구로 된다.
특히 불법행위로 말미암아 신체의 상해를 입었음을 원인으로 가해자에게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그 소송물인 손해는 통상의 치료비 따위와 같은 적극적 재산상 손해와 일실수익 상실에 따르는 소극적 재산상 손해 및 정신적 고통에 따르는
정신적 손해(위자료)의 3가지로 나누어지므로(손해3분설, 대법원 2002. 9. 10. 선고 2002다34581 판결), 손해를 발생하게 한
가해행위의 일시·장소·내용과 함께 위 세 가지 종류의 손해에 대한 각각의 금액과 산출근거를 기재하여야 소송물의 특정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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